#귀국길. 4년만의 도쿄 폭설. 대한항공.


하코네를 찾은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료칸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여행이었습니다.


로만스카를 타고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올때는 따로 예매없이 현장에서 표를 구입하였습니다.

하코네 프리패스가 있으니, 역시 870엔으로 로만스카를 탑니다.


신주쿠에서, 인근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이번 여행의 미션이었던 쇼핑도 완료 하고 잠에 듭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도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도쿄 시내를 구경하고 느지막이 공항에 갈 생각이었는데

그러기엔 날씨가 별로 안좋습니다.

사진 찍을땐 분명히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아이폰 사진에 안잡힙니다. 비오는 날처럼 보이네요.


신주쿠역에서 JR야마노테센을 타고 하라주쿠 역에서 내려

타케시타도리를 구경하러 갑니다.


비가 내리다가 눈이 내리다가 비가 얼어서 우박이 되었다가,

진눈깨비인지 비인지 우박인지 눈인지 날씨가 참 이상합니다.


500엔을 주고 비닐 우산을 구입하고 난 다음에야 

조금 더 구경을 합니다.

원래는 오늘 오모테산도 애플스토어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춥고 지친 날씨에 거기까지 걸어가고 싶지 않습니다.

날씨도 점점 더 나빠지고 있어 일찍 공항에 가기로 합니다.


호텔로 돌아와 예약한 리무진 시간을 당기고

13시에 리무진에 탑승. 

리무진은 신주쿠 호텔과 여기저리 정류장을 몇군데 들른 뒤

나리타공항으로 갑니다.

아마 14시 30분쯤 되면 도착할것 같습니다.

19시 30분 비행기인데 공항에서 공항놀이를 하기로 합니다.


진눈깨비는 이제 눈으로 바뀌었고

눈은 점점 더 굵어지고 있습니다.

리무진 안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는데

항공사에서 문자가 옵니다.

응? 19:30분 비행기는 다음날 11:30분 비행기로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이미 리무진을 탔는데 말이죠.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되나.

나리타공항 주변 호텔을 잡아야 되나.

도쿄시내에서 1박을 더 해야되나.

그럼 공항까지 안가고 그냥 중간에 내려야 되나.


국외여행 허가기간이 밀리는데 이건 어떻게 처리하나.

내일 출근 문제는 어떻게 하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고

공중보건의사 국외여행 허가기간 문제도 있으며, 

연가를 추가로 사용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체항공편이 있다면 그거라도 타고 어떻게든 한국에 가야 합니다.


두 번 바뀐걸 보면 아마 제시간에 비행기를 띄우려고 했다가 

도저히 항공편이 안됐었나 봅니다.

눈 때문에 공항이 마비가 되어 항공기가 지연 출발되고 있다면 

그냥 지연 출발 안내가 올텐데,

다음날 정해진 시각으로 지연 시간을 공지해주는걸 보면

아마 부산에서 도쿄로 들어오는 비행기가 결항되서 

우리를 데려갈 비행기가 도쿄에 못들어 왔나 생각해봅니다.


일단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을 탄 상태이니,

공항에 가서 상황을 보고 대체 항공편을 구하던지, 나리타 공항 인근 호텔을 잡던지, 

도쿄로 다시 돌아와 도쿄에서 하루를 묵던지 결정하기로 합니다.

가는사이 도쿄와 나리타 공항 주변의 호텔 빈 방 상황도 검색 해봅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대한항공 카운터에 가서 문의를 합니다.

당일 부산행 KE714는 결항이며 다음날로 지연출발하기로 되었다고 안내해줍니다.

인천이나 김포로 가는 항공편이 있다면 그걸로 예약을 변경하거나 바꿔달라고 요청해봅니다.

혹 다른 항공편은 없는지 전산 확인 요청을 합니다.

다행히 KE002편이 현재 나리타공항에 들어와 있다고 합니다.

(KE002는 호놀룰루 - 도쿄(나리타)경유 - 서울(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입니다.)

오후 5시에 이륙예정인데 다행히 좌석이 몇석이 남아 있어 

예약을 변경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변경에 따른 수수료나 추가 비용은 없이 해줍니다.)


이 항공편이 인천공항에 저녁 7시 50분 도착 예정이므로

인천공항-부산 환승 내항기가 운행이 끝난 시간이고

당일 김포-부산 마지막 항공편도 시간을 맞출 수 없는 시간이라

김해로 갈 김포-김해 항공편은 다음날 아침 항공편으로 가야 된다고 합니다.


출근 문제도 있고 하니, 다음날 아침 첫비행기를 타더라도 시간을 맞출수가 없습니다.

인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만 주세요. 김포-부산편은 고사합니다.

인천공항부터는 알아서 가겠습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항공사 직원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ㅠ)

대형항공사가 아닌 LCC였다면 그냥 결항, 지연된걸로 하고 돌아서야 했을 것입니다.


항공권을 바꾸고 수하물 부치고 체크인 한 시간이 오후 4시경이었습니다.

공항리무진 안에서 내내 걱정을 했더니 배가 고픕니다.

출국심사 후 면세점 쇼핑 및 공항놀이는 포기합니다.

그래도 pp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 KAL라운지에 잠깐 가서 요기를 합니다.

오니기리와 기린 생맥주를 한 잔 마시고 탑승하러 갑니다.

타고 보니 이코노미석 가운데 열 맨 앞자리를 주셨습니다.

(다리 쭉 뻗고 갑니다. 아이고 다시 한 번 감사.)


그 사이 눈은 더 내려 기체 창에도 눈이 쌓여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 입니다.

탑승 완료후 항공기 동체 제설작업을 하고

활주로도 제설 작업을 한 뒤에야 출발합니다.

비행기에 탄 채로 두 시간을 기다렸지만 

(7시가 넘어서 이륙하였습니다.)

무사히 이륙 한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돌아옵니다.


인천공항에 돌아오니 밤 9시 30분. 국외여행 허가 기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산행 KTX도 막차가 끝난시간이고

인천공항 - 광명역 리무진 환승을 이용한 부산행 KTX도 막차가 끝난 시간 입니다.

당일 돌아오는 방법은 부산행 심야 리무진 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개장한지 3일밖에 안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 구경을 합니다.

제2터미널 지하 1층입니다.

공항에서 나와 바로 지하1층으로 내려오면

리무진 매표소와 KTX 매표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네요.


부산행 심야 리무진은 인천공항 1터미널을 들렀다가 출발하여

새벽 4시에 부산 노포동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무사히 귀가 했습니다.

하마터면 당일 못 돌아올 뻔 했던 귀국길입니다.

공항에 일찍 가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아마 KE002도 타지 못했을 것이고

당일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날씨가 궂을땐 공항에 일찍가야 합니다.


돌아오고 보니 그날 제가 도쿄에서 본 그 눈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45&aid=0002167781


다음날도 못올뻔 했네요ㅠ


이렇게 겨울 도쿄여행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 재야의 고수를 꿈꾸다.

cochlear84.

2018.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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