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 10.5 구입기


애플이 지난 2017년 6월 WWDC2017에서 발표한 아이패드 프로 10.5를 구입하였습니다.



사실 9.7인치 아이패드프로부터 필자는 눈독들여 아이패드 구입을 고민 하였습니다. 

애플코리아 공홈에서 아이패드 프로 9.7과 키보드 케이스, 애플펜슬을 함께 구입하여 사용해 보았지만 

뭔가 특출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 버젼 부터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 타블렛이라며 강조를 해 왔지만 

애플 펜슬을 활용한 어플들의 완성도가 높지 않았고 

주로 사용하는 Word, Powerpoint등의 아이패드 버젼은 기능이 제한적이었습니다. 

또한 컴퓨터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키보드가 필수적인데 

애플이 제작한 스마트키보드 커버를 부착하면 타블렛으로 가볍지 않은 무게에다 

애플엔슬을 갖고 별도로 갖고 다니기에도 좋은 환경이 아니었기에 

소유를 포기하고 반품하였습니다.

(블랙 컨슈머라고 한 친구가 놀렸습니다만, 애플의 공홈 판매정책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아이패드 프로 10.5는 달라진 화면 크기와 성능도 있었지만

오프라인 전시매장에서 체험해본 결과 

필자는 특히 120Hz의 화면 주사율이 주는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특히 근래에 들어서 애플펜슬을 이용한 어플들의 종류도 많아지고 완성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번 버젼은 구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국에는 지난 7월 중순경부터 아이패드 프로가 판매되기 시작하였고 

기다렸던 수요를 초기에 맞추지 못한 탓인지 공홈 배송도 10일정도 예상되었고 

각종 통신사와 하이마트 등의 리셀러 매장에서도 재고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필자는 마침 갖고있던 롯데 상품권을 일부 이용하여 하이마트에서 예약 후 구입하였습니다. 


드디어 배송된 아이패드 프로. 

하이마트 배송기사님이 직접 갖다 주십니다. 색상은 로즈골드 입니다. 남자의 감성!

이전에 사용했던 뉴아이패드가 스페이스 그레이였기에 이번에는 로즈골드로 구입해봅니다. 맥북과 깔맞춤입니다.

핑크빛 바다를 바라보는 한 사람을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이 있습니다.



가격과 용량을 생각하였을때 저에겐 256G가 합리적이었고 요즘 이동중 사용이 별로 없기에 Wifi 모델로.

(화면 몰입감이 좋다는 스페이스그레이, 256G Cellular 버젼이가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측면엔 iPad Pro라고 각인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역시 제일 위에 아이패드가 뙇!




패드를 꺼내면 20W 충전기와 라이트닝 케이블, 그리고 사용설명서와 애플 스티커가 들어있습니다.

(애플 스티커 진짜 어디다 써야 하는지ㅋㅋ 아이폰 4부터 애플제품 사용해왔는데 한번도 써 본적이 없네요.)




비닐을 벗기고 전원을 켭니다.




처음 셋팅화면이 반기네요. 





측면에는 스마트키보드와 꼭 맞는 연결 단자가 있습니다. 역시 나머지는기존 모델과 동일합니다.




몇가지 설정을 마치고 시작한 첫 화면입니다. 배경화면은 조만간 변경예정입니다.




애플펜슬도 함께 구입하였습니다. 하이마트 재고가 없어서 공홈에서 주문. 시골인데도 하루만에 배송되네요.

원래 애플공홈 주문은 DHL을 통해 배송이 되는데 

DHL이 들어오지 않는 작은 시골의 경우엔 DHL에서 우체국 택배로 배송을 위임하는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와 함께 나란히 놓아봅니다. 심플한 박스가 마음에 듭니다.



측면을 찍어봤습니다.

애플펜슬이 '아이펜슬'이 아니라 애플펜슬이라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애플펜슬을 개봉합니다. 

다른 제품과는 다르게 뚜껑을 여는 방식이 아니라

필통에서 꺼내듯이 내부 박스를 밀어서 개봉하는 방식입니다.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개봉하면 애플펜슬이 바로 뙇 나타나지 않고

덮고 있는 작은 통을 들어올리면 밑에 잘 들어 있습ㅈ니다.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상자를 엎으면 꺼낼 수 있습니다.




커버에는 사용설명서 외 여분의 펜슬 팁과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용 단자가 들어 있습니다.

저걸 잃어버리면 패드로 충전해야 합니다.



애플펜슬의 제조년월은 2017년 6월 입니다.

제조일자를 표기해주는 것은 뭔가 믿음이 느껴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검색을 통해서 아이패드 케이스와 부착하기 쉽다는 강화유리도 주문하였습니다.

주문하면 주문 했다는걸 까맣게 잊었을때 쯤 온다는,

혹은 가끔 두 개가 한번에 온다는 알리바바의 Aliexpress에서 주문하였습니다.


가성비가 좋다는 ESR이라는 곳에서 주문 합니다.

ESR은 Erthyrocyte Sedimentation Rate의 약자로

적혈구 침강 속도를 말하며 면역질환, 감염 및 염증질환, 악성 및 외상질환 등에서 

진단에 도움을 주고 질환의 활동성, 질병의 경과 관찰에 유용한 지표가 되는 혈액검사 중 하나 입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주로 염증성 질환(후두염, 편도선염 등..)의 진단 당시 심각도와 경과를 가늠하는 정도로 사용합니다.

......는 저같은 의사들이 하는 얘기고.

이 상표는 무엇의 약자인지 말 모르겠지만..



가격이 참 착합니다. 

합이 27.98달러. 한화 약 31,400원 입니다.

달러로 결재해야 이중 환전(DCC, Dynamic Currency Conversion)으로 인한 

수수료를 피할 수 있습니다.


애플펜슬용 악세사리도 함께 주문합니다. 

잃어버리기 쉬운 애플펜슬의 뚜껑과 충전용 단자를 잘 보호해야 합니다.

펜촉도 보호할수 있네요.

근데 아직 이 녀석만 안오고 있습니다..

같은 알리바바 내에서도 판매자에 따라 걸리는 시일이 다른가 봅니다-_ㅠ



주문한지 1주일만에 배송되어 왔습니다.

(왠일이지.)

싱가폴에서 왔군요.



Tempered glass. 강화유리 라는 뜻입니다.



케이스도 역시 감성돋는 디자인으로 주문하였습니다.

참고로 필자, 남자입니다.



강화유리 부착 방법은 많은 분들께서 블로그 혹은 Youtube에 게시하여 주셨기에

참고하여 쉽게 부착하였습니다. 딱 맞습니다.

참고한 Youtube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오픈 소스라 공유가 가능했던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케이스도 끼워 봅니다. 

커버는 스마트커버 기능이 있습니다. 커버를 닫으면 잠금모드로.



케이스를 열면, 

아이패드가 나타납니다. 다이어리 형태 입니다.


뒷면입니다.

필요한 구멍은 잘 맞게 뚫어놨네요ㅎㅎ



스탠드형으로 거치하여 사용할수 있고

커버를 뒤로 넘기면 책상에 놓고 사용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애플펜슬 꽂는 부분이 없네요. 아쉽습니다.

밴드형 애플펜슬 케이스를 추가로 주문할까 합니다.

옛날에 스타벅스에서 주던 다이어리에 밴드가 있었는데 참 유용했었습니다.


이렇게 밴드로 커버를 잘 잡아주면 안정감이 있어서 좋습니다.



케이스와 잘 어울리는 제품을 찾아 봅니다.

요런 제품이 있네요.

큰 고민 없이 구매 합니다.


국내배송인데 시골인데도 하루만에 칼배송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하루만에 배송해주는거 너무 좋습니다. 

훌륭한 택배시스템엔 택배기사님들의 노고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겠습니다.


 

케이스에 애플펜슬을 밴드로 거치한 상태 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펜스을 한꺼번에 갖고 다닐 수 있고 

밴드형이라 케이스에 안정감도 있고 이래저래 만족합니다.


케이스 + 강화유리 + 애플펜슬 밴드케이스 다 하여 약 46,000원 들었습니다. 

애플코리아 공홈에서 산 어느 악세사리보다 저렴하고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이제 필자의 애플 농장이 늘어갑니다.  

점점 앱등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댓가는 역시 돈입니다-_ㅠ


# 재야의 고수를 꿈꾸다.

cochlear84.

2017. 8. 4.


과거엔 많은 컨텐츠들을 개인의 PC에 저장해두는 일이 많았지만

본인의 PC에서 작업하던 일을 노트북을 들고 까페에서 작업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이동하면서 사용할 일이 많기 때문에

USB에 담아 사용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저장장치의 발달은 읽기/쓰기 시간을 줄였고 이는 작업시간의 단축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노트북과 데스크탑에서 SSD(Solid state disk)를 이용한 저장장치를 사용한 혁명은

읽기/쓰기 시간을 단축시켜 획기적인 부팅시간의 단축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대용량의 SSD는 고가인데다 일부 필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용량을 제외한

데이터 저장 목적으로의 SSD 사용은 아직 비용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영체제와 필수 프로그램의 설치는 SSD로,

각종 데이터의 저장과 백업 목적으로는 HDD(Hard disc drive)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의 두가지를 합쳐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외장하드의 사용인데

2007년 필자가 처음 외장하드를 사용할때만 해도 Gigabyte 단위의 외장하드는

이제 Terabyte의 외장하드가 일반적인 것이 되었고 

의학자료의 특성상 고화질의 사진과 동영상과 그것이 포함된 파워포인트 데이터라 많은 특성상

고용량의 외장하드 사용이 편리하였기에 

필자는 외장하드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맥북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윈도우 환경에서 쓰던 외장하드를 맥에 연결시키면 

읽기는 가능하지만 쓰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는데

윈도우 환경에서는 NTFS(New Technology File System)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맥 환경에서는 HFS+(Hierarchical File System)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FAT32(File allocation table 32) 방식으로 포맷을 하면

맥과 윈도우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NTFS나 HFS+방식에 비해 

쓰기/읽기 성능의 차이가 있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전산관련 전문가는 아니기에 이 두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능력은 없기에

포맷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본 포스팅에서는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결국 윈도우 환경에서 쓰던 외장하드(NTFS)를 

재포맷 없이 그대로 맥에서도 사용하고 싶다는 부분인데,

요즘은 외장하드를 NTFS 방식으로 포맷해서 판매하면서

내부에 설치드라이버와 맥에서도 NTFS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체 프로그램을 내장시켜 출시하고 있스비다.

필자가 최근에 가격과 성능등을 고려하여 구입한 TOSHIBA 외장하드에 

같이 제공하는 Tuxera for NTFS라는 프로그램을 안내합니다.


외장하드를 구입하고 맥에 연결하면 내부에 맥용 설치파일인 dmg 파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Introduction.pdf 파일을 열면 한글안내서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Tuxera NTFS for Mac은 구버젼이라 현재 macOS X 10.12 Sierra에서 정상설치가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pdf 파일내 http://www.tuxera.com/mac/onlinehelp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Tuxera가 지원하는 version이 어떤 version의 macOS를 지원하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사용법과 여러가지 기능에 대한 한글 안내를 자세히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 만으로 윈도우/맥에서 외장하드를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습니다.


포스팅 후 몇가지 검색을 했더니 TOSHIBA 외에도 Seagate등에서 출시된

다른 외장하드도 각자의 자체 호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아직 국내 PC환경에서 맥 only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워드, 파워포인트 등의 MS OFFICE 프로그램은 윈도우 환경에서 더 안정성을 보이는 바

윈도우과 맥을 오가며 사용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 하나쯤은 필수적으로 설치해두면 꽤 유용하게 쓰일 것 같습니다.


필자는 본 프로그램을 2017년 2월 필자의 맥북에 처음 설치하였고

2017년 7월 현재까지 한번의 오류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재야의 고수를 꿈꾸다.

cochlear84.

2017. 7. 20.

* 4주과정의 공중보건의사/전문연구요원에 해당하는 육군훈련소 일기임을 밝힙니다.


입대 준비물에 관한 포스팅은 아래를 클릭.

2017/06/22 - [공중보건의사] - #4. 논산 훈련소 입대 - 입대 준비물



2017년 3월 9일 목요일

오늘은 훈련소 입대.

입영통지서에 적힌 날짜와 시간이 더 서럽게 느껴진다.




필자가 병원을 나와 지내고 있었던 부산에서 논산육군훈련소까지의 거리는 264km

자동차로 약 3시간 거리이다.



출발당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 마련해준 버스가 부산역 앞에서 출발한다.

서울지역은 사당역에서 출발하고 대전/대구/광주의 광역시에도 각각 출발하는 버스가 있으니

비슷한 시기의 대전협 공지사항을 잘 확인하도록 하자.

(http://youngmd.org)


하루전날,

목욕탕에 가서 목욕재계 하고. 목욕탕 이발소 아저씨에게 머리도 빡빡 깎이고.

교정시력 1.0을 정확히 맞춘 안경쓴 군인이 누구나 쓰는 값싼 검은 뿔테안경도 새로 준비했다.


구입하였던 짐을 미리 챙기면서 혹여나 훈련소에서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모자라지 않게 넉넉하게 짐을 꾸역꾸역 챙겨 넣는데,

입영 통지서가 나오고 지금까지 꽤 의미있게 놀려고 했었지만

역시 무엇을 하였건 더 시원하게 놀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침에 일어나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챙겨먹고

허름한 츄리닝 한벌과 점퍼를 챙겨입고

짧은 머리를 가리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만삭의 아내와 어머니를 뒤로 한채,

아버지와 함께 스포츠백 하나 어깨에 둘러매고 집을 나선다.

3월이지만 아직 바람이 차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버지께서 논산까지 직접 데려다 주기로 하였기 때문에

논산까지 가는 3시간은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가는길에 휴게소에 들렀다.

스낵코너에 있는 핫도그, 감자, 닭강정 등이 눈에 들어오자

한달은 저걸 먹을 수 없겠지라는 생각에 와구와구 살까 잠시 고민을 하였지만

그다지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괜히 먹었다가 더 생각 날 것 같았다.


논산까지 가는 3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전라남도를 지나면서 장수-익산 고속도로 구간에서 에서 전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우뚝 솟은 마이산을 볼 수 있다. 



마이산에 가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는데

입영 전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한 폭의 그림같았다.

무사히 잘 다녀오라는 자연이 주는 메세지 같은?

운전중이셨던 아버지는 나에게 휴대폰을 건네주시며 사진 좀 찍어보라고 하셨고

그런 모습을 잊을새라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입영심사대는 달리는 국도변에 덩그러니 있는데

내비게이션에서 도착이 임박했다는 메사지가 나와도

주변은 뭔가 그냥 달리는 국도에 뭐가 나올것 같지 않은데 갑자기 왼쪽 길건너에 큰 대문이 하나 있고

주변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머리 깎은 의사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다.

다들 순박하고 공부 할것 같은 얼굴인데

머리를 깎여 놓은이 뭔가 험한(?) 스멜도 풍겨온다.


* 네이버 거리뷰는 군사시설에 닷지를 해놓았네요.


입영전 마지막 식사를 아버지와 함께 하기로 하고

입영심사대 앞에 있는 ㅈㅈ회관에서 밥을 먹는다.

한 차례 입영장병들이 식당을 휩쓸고 간 뒤라 그런지 식당 여기저기가 어수선하다.

7천원짜리 갈비탕 한 그릇 먹으려고 했더니

메뉴가 다 떨어졌다며 불낙새(불고기/낙지/새우 전골)를 먹으라고 한다.

35000원 짜리 낙곱새를 그것도 공기밥은 별도인 메뉴를

아버지와 함께 먹고선 식당의 믹스커피를 홀짝거린다.

달고 맛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졌던 믹스커피도 아마 훈련소에서라면 그리울 것이다.


식당을 나와 주변을 둘러보면 

부모님과 함께 온 이들.

같은 지역 친구들끼리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이들.

연인 혹은 와이프와 함께 온 이들.

각양 각색의 훈련소 입소전 마지막 모습들이 보인다.


그 사이 이 곳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면

짧은 머리로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이제 곧 훈련병이 될 의사(?)의 표정은 웃고 있지만 씁쓸하다는 것과

그를 따라 이곳까지 배웅을 나온 연인 혹은 와이프의 옷차림은 화려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아내에게 들은 얘기지만 서울 사당역까지 배웅나갔던 아내의 친구가 말하길

그 곳까지 배웅 나왔던 연인들의 옷차림도 하나같이 화려했다고 한다.


11시가 다가오자 아버지와 함께 입영심사대 입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입영심사대로 들어간다.

입영심사대 내에서도 여기저기 포토 포인트가 있는데

멋있게 세워져 있는 탱크 등 조형물들이 있었던것 같다.


입영일시로 예정되어 있던 오후 2시가 다가오고

가족들은 모두 스탠드에 남고 입영자들은 모두 운동장에 집합한다.

한번의 예행연습과 함께 입소식이 끝나고

줄줄이 운동장을 한바퀴 돌고 난 다음에 강당으로 이동한다. 

아버지는 스탠드에서 내 모습을 보시다가 내가 강당앞으로 가는 길 가까이까지 오셔서

내 이름을 부르고는 마지막으로 손을 한 번 흔들어 주셨다.

나중에 어머니께 들은 얘기지만

훈련소에 나를 보내고 오신 아버지께서 말씀 하시기를,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내 아들은 어딨는지 보이더라고 하셨다고 한다.


강당으로 이동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지역별로 흩어져 모인다.

이때 지역별이라 함은 입영통지서를 받은 관할 병무청을 말한다.

나는 부산지방병무청에서 입영통지서를 받았기 때문에 부산지역으로 모이게 되었다.


나중에 알기 된 얘기지만

일반의 공보의(의대 졸업후 바로 온 사람들)들은 신검받은 병무청 

혹은 현재 거주중인 지역의 병무청이 관할지역이었고

인턴 혹은 레지던트를 마친 공보의들은 수련병원이 있는 지역의 병무청이 관할지역이 되는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끼리 우르르 모여 앉아 출석을 부르고

(출석은 생년월일으로 불렀다..)

먼저 불린 사람들 순으로 차곡차곡 연대/중대/소대/분대가 편성되었다.

(우리는 키 순으로 모여서 편성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편성이 되고나면 부사관 한분이 오셔서

"여러분들 O연대, O중대, O소대, O분대이며 여기서부터 몇번~몇번 훈련병 입니다.

분대 3~4개가 모여 1개 소대를 이루고 

소대 3~4개가 모여 1개 중대를 이루며 

중대 3~4개가 모여 1개 연대를 이루기 때문에

연대-중대-소대-분대 순은 같다.


숫자를 잘 기억해뒀다가 카카오톡 상태메세지를 얼른 바꿔두면

지인들이 인터넷 편지를 보낼 수 있다.

군편지 특성상 손편지는 평일기준 약 3~5일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차가 제법 생기고

인터넷 편지는 게시판에 당일 적어준 편지를 행정반에서 직접 출력해서 전달해준다.

"XX연대 YY중대 Z중대 A소대 OOO번 훈련병"

이렇게 자신의 소속을 알고 나면 줄줄이 걸어서 진짜 육군훈련소까지 이동한다.


무거운 짐을 매고 가면서.

긴 줄은 어느 길목에서 반쯤 사라지고

(다른 연대로 가는 다른 지역 사람들)

남은 반은 또 다른 생활관 앞에서 사라진다.

(다른 중대로 가는 인근지역 혹은 같은지역 사람들)


내가 생활할 생활관 앞에 집합을 하는데

소대장 한 분의 지시하에 소지품 검사를 시작한다.

자진해서 물품을 내라고 하더니

인터넷 글들 보면 짐 안뒤지니깐 그냥 숨겨두라고 했었는데.

아무도 소지품을 낼 생각을 하지 않자

가방 다 열라고 하면서 분대장들이 돌아다니며 가방을 다 뒤진다.

원칙적으로는 위험한 물건(칼, 면도기 등)을 포함한 군대에서 불필요한 물건은 모두 다 내놓으라고 하였고

그제서야 포카피 분말, 커피믹스 등등을 가방에서 꺼내놓는 훈련병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재빠른 이들은 가져온 이러한 물건들을 가방 깊숙히 숨기는 순발력을 발휘하는데 나중에 이들은 압수당하지 않았다.

사실 분대장들도 다 알기 때문에 대충 깊숙히 숨겨놓은 짐들은 적발하지 않은것 같다.

대신 생활관 내에서 쓰다가 걸리면 박살난다...(고 하고.. 흠 그냥 그렇다고 한다.)


훈련병 한 명이 그냥 무대뽀로 깊숙히 숨기지도 않고 버젓히 보이는곳에 놓고 있다가

짐을 뒤지던 분대장도 어이가 없어 바로 적발을 하였는데

그 훈련병은 많은이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였다. 

("지금 뭐하는겁니까!! 여기는 군대입니다! 이럴꺼면 훈련소 올 필요 없습니다. 집에 가십쇼". 등등)


소지품 검사가 끝나고

또 줄줄이 이어 생활관으로 들어가면 이제 내가 지낼 생활관이 있다.


* 무한도전 진짜사나이편 캡쳐

(실제 논산육군훈련소 촬영분은 아니지만 침상, 관물대 등 구조가 비슷함)


나중에 중대장님께서 말씀해주신거지만 내가 속해있던 생활관이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가장 오래된 생활관이라고 했다.

본인의 번호자리에 배치를 받아 보지만

앞소대 앞번호 부터 꼬인 번호가 뒷소대 뒷번호까지 꼬여서

나중에 자리를 한 번 더 옮기기도 했다.

(훈련소 기간 중에도 이런 일은 허다하게 반복됐다.)


입소하면 휴대폰과 현금을 포함한 각종 소지품을 제출하고

(휴대폰은 이때 제출하니 "XX연대 YY중대 Z중대 A소대 OOO번 훈련병"을 

제출하기전에 메신저 상태메세지로 얼른 변경하자.)

설문지 한 두개. 그리고 각종 조사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버리고

아무것도 한 것도 없이 사회에서 입고 온 옷을 군대 활동복으로 갈아입었고

배급받을 군복과 신발, 베레모 사이즈 적어내고 예방접종자 신청하고 종교 활동 조사하고.. 등등..

입소 준비만 하였을 뿐인데

벌써 저녁

집생각은 아직 별로 안난다.


저녁식사를 하고 난 뒤엔

관물대(사물함)정리법, 간단한 제식등을 배우고

관물대에 미리 배치되어 있던 전투복과 활동복 사이즈를 

자신의 것으로 맞추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사이즈 맞추기가 쉽지 않다. 

옆사람과 바꾸고 다른 분대와 바꾸고 해도 맞는거 찾기가 쉽지 않다. 

나는 며칠 걸렸다.



취침은 22:00

불침번과 경계근무(나중에 설명하겠다.)는 시간에 맞춰 준비를 하고

나머지는 다같이 수면.

나는 코골이가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간 귀마개 3개를 꺼내어

양옆 동기들에게 건넸다. 하나는 내가 하고.

두 분 다 본인의 귀마개를 갖고 오셔서 고사하셨는데 이해해준 마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폭풍 수면.


별로 한 것도 없이 첫날이 다 갔다.



# 재야의 고수를 꿈꾸다.

cochlear84.

2017.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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